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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10월 23일
    일상 2019. 10. 31. 16:01

    #1
    저번 주 한번 더 득도를 하였다.
    혼술을 하며 멍 때리는 시간이 도움이 되었다.
    요 몇 주 꽤 힘들었다. 좋은 일들을 준비할 맘에 신나면서도 다른 일로 힘든 이 복합적인 마음이 정말 우울했다.

    나와는 성향이 맞지 않았는지, 아니면 나의 어떤 행동에 서운했는지, 아니면 그냥 변덕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나한테 관심없어 무심코 하는 행동들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적지 않게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나도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 유쾌하지 않았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서 흠집을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아마 세상 모든 것에 불만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함께하는 모든 시간들이 곤욕스럽고 무의미했다.

    또 일하는 건 어떻고? 정말 본인 일에 책임감이 1이라도 있는건지.. 일에 의욕이 있는 건지 의심스러웠다. 일이 없는 것을 즐거워했고 같이 일하는 사람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본인 편할 데로 꾸겨서 던지면서 내 작업은 하찮게 여겼다(하.. 이건 다시 생각해도 부들부들...).본인이 모르는 무지함을 타인의 하찮음으로 포장하는 사람들이었다. 구겨져 던저진 것을 주워 곱게곱게 펴놓아도 본인들 작품인줄 알지 수습한 사람의 노고는...

    나는 분노했다. 어쩜 저렇게 이상한 성격에, 무능하고 무관심한가. 그렇다면 친절하기라도 하지 어쩜 그렇게 뻔뻔한지. 분노했지만 일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 난 안간힘을 다하여 참았다. 거기에 보태어 그 사이 사이에 은근히 따돌려지는 '은따'까지 참아내야 했다.
    본인 기분에 따라 날 산책길에 부르기도 하고 빼기도 하고, 나를 빼고 나가기 위해 각자 다른 일이 있는 듯 따로 일어나 티타임을 하고 온다던지. 둘만 아는 대화를 하고, 둘만의 채팅창에서 나에게 할 말들을 입 맞추고는 나에게 통보했다. 미리 정해진 약속에서 아무 이유 없이 캔슬하는 등. 웃는 얼굴로 정말 사람 서럽게 만들었다.

    어쩌면 본인들은 모를 수 있다. 그냥 불편하니까 피했고 편하니까 뭉쳤을 것이다. 둔한 사람이라면 본인이 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전혀 알려 하지 않지만 이들은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둔하지 않다. 티타임에 날 부르는 날이면 다른 사람들에게 마치 '우리들은 잘 지내'를 보여주려는 듯 행동했다. 그렇게 영리한(척하는) 사람이다. 난 정말 너무나 힘들었다. 평소 크게 신경 쓰지 않던 내 올해 운수를 보러 가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내 사회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나를 탓해보기도 하고. 친구들을 붙잡고 그 사람들을 욕해보기도 하고. 일에만 매진하자며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기란 '응가 싸면서 방귀 안끼기'처럼 힘든 일이었다.

    너무 힘이 든 어느 날 집에 와 혼술을 하며 며칠 전 내가 sns에 달았던 댓글이 생각했다. "모든 관계는 쌍방이야."
    맞아. 쌍방이야. 내가 이렇게 힘든 건 내 문제만도 저 사람들 문제만도 아니야. 내가 가만히 있더라도 와서 부딪히게 둬서 소리가 나는 거야. 왜 피할 생각을 안 하고 난 욕만 하지? 앞에서 말 못하고 욕하며 참는 내가 저들과 무엇이 다르다 할 수 있는가.
    일을 던져주도록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형태로 줄 수 있도록 요청을 달리하고, 일정을 늦추도록 두지 말고 미리미리 내가 체크하여 압박하면 나중에 덜 괴로울 텐데. 왜 그대로 두었는가. 저들이 무능하다고 욕할게 아니라 그들을 요리할 수 있도록 내가 유능해지면 될 일을. 내가 원하는 데로 행동할 수밖에 없도록, 나를 빼곤 돌아가지 않도록 조금만 더 머리를 쓰면 짜증 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생각하자 마지 모든 일이 해결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신기하게 다음날 그 사람들 얼굴이 불쾌하지 않았다. 말을 걸어와도 하나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고, 나를 둘만 사라져도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 내가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내가 원하는 것(부정적인 대화에는 끼지 않으면서 화목하게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아 기분이 업 되었다.

    물론.. 갈 길이 멀었다. 곧 다른 환경 변화가 오고 있고 그 폭은 예측할 수 없으며, 난 득도했지만 아직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생각이 정립되니 맘이 한결 편하다. 언제고 다시 짜증 나는 상황이 오겠지만 난 다시 그들을 욕하기에 앞서 내가 무엇을 놓쳤는지, 왜 손뼉을 칠 수 있게 손바닥을 갔다 댔는지 행동을 수정할 수 있겠지.

    생각난 김에 일요일 밤을 불태울 혼술 한번 더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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