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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을 더욱 맛있게 만드는 결정적 레시피
    서평 2019. 4. 4. 22:24

    순간의 힘의 원리는 절정대미의 법칙이다. '우리는 절정의 순간과 마지막 순간을 기억한다.' 등잔 밑을 밝히듯 의식하지 못했던 우리의 기억 방식을 콕 집어주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우리 일상 속에서 강렬하게 남는 기억들은 우리 삶에 활력과 의미를 더하는 결정적 기술들을 말하고 있다.
    예전부터 막연하게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말만 했는데 그 방법들이 이 책에 모두 녹아져 있다. 읽는 내내 무릎을 치며 그동안 내가 그냥 흘려보냈던 절정이 '될 수' 있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개인의 삶에서 더 나아가 우리의 비즈니스를 차별화할 수 있는 팁까지 알려준다. 고객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고 부정적 경험을 뒤집어 어떻게 긍정적 순간들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순간의 힘'이 왜 중요한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좋은 건 알겠는데 그래서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지?" 다시 한번 찬찬히 읽으며 곱씹어보니 '내 삶을 좀 더 풍부하고 값지게 만들어 주는' 참 근사한 것이었다. 비빔밥 위 두르는 참기름 한 방울처럼 우리 삶을 더욱 맛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절정의 순간들이다. 책 내용은 다양한 스토리로 풀어져 흡입력도 높고 빠르게 읽혔지만 책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가 문해력이 낮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읽다 보면 "이 이야기와 '절정의 순간'이 무슨 상관이 있지?",  "내가 어떤 챕터를 읽고 있더라"라는 식으로 전체 흐름을 잡기 힘들었다. 다 읽은 후 목차를 보며 머릿속에 큰 구조를 짜 놓고 하나씩 구조에 맞는 챕터를 읽으며 왔다 갔다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저자들은 '절정의 순간을 창조하는 4가지 요소를 하나씩 소개하고 있다. 고양, 통찰, 긍지, 교감.

     

    고양: 정신이나 기분을 복 돋워서 높임. 특별하게 만드는 법
    ① 감각적 매력을 증폭시키는 것, ② 위험 보상을 높이는 것, ③ 각본을 깨트리는 것(뜻밖의 즐거움 선사)

    옛날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생각났는데, 복수를 위한 총 디자인 의뢰를 하는 장면이었다. 인상 깊게 남은 '무조건 예뻐야 해'라는 대사가 생각났다. 아름다운 것들로 복수의 순간을 절정으로 느끼려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실제로 영화 속 총은 예술작품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여기서 소개하고 있는 '회고 절정'이라는 개념이 참 재미있었다. 어르신들의 표현을 빌려 "나이가 들면 시간을 양동이로 들이붓이 지나간다"지만 실은 루틴 한 일상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으로 각본을 깨 일상을 영위하는 것. 그것이 늙지 않는 비결일 수 있겠다.

    '뜻밖의 즐거움'이 주는 고양은 책 '스틱'에 좀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이해가 쉬웠다. 다만 이를 '금전적 가치'로 바로 연결하는 것은 다소 성급한 일반화 같았다. 승무원들의 틀을 깬 재미있는 기내 방송을 할 수 있을 만큼 자유로운 조직 문화는 여러 방면에서 업무 효율을 높여줄 테니 수익도 당연히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통찰: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봄
    통찰을 통해 스스로를 확장하는 것, 이 또한 절정의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참 새로웠다. 그리고 이는 스스로 마음먹는 것과 주위에서 힘을 더해줄 멘토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 나를 통찰하게 도와준 고작가님과 신박사님이 나의 렌선 멘토이다.

    실천력이 부족한 나는 항상 행동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통찰로 진실과 마주하고 그로 인해 행동한다면 나의 실천력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올 1월부터 쓰기 시작한 '데일리 리포트'로 나의 시간을 실체화하고 있다. 스스로를 과소, 과대평가하던 일들을 데이터화하며 흘려보내던 시간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잘못된 패턴들과 생각들을 바로바로 교정하기 위해 여러 시도들을 해보며 행동하고 있다.

    "나는 주위 사람들보다 책을 많이 읽지!"라는 생각은 쓰다만 서평들로 진실을 마주했고, "이 업무를 모두 하기엔 시간이 부족해!"라는 불평은 몰입도와 시간 분배를 체크하며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도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책에서처럼 통찰을 통해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아 행동하게 된 것이다. 진실을 아는 순간 유쾌하지 않았고, 제대로 행동하기 위해 괴로웠지만 행동할 동기는 충만했다. 하나씩 움직이는 나를 보며 행복한 이 느낌이 절정의 순간이라면 그러할 것이다. 

    이제 나에게 필요한 통찰은 실패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 스스로를 던져보는 것이다. 좀 더 스스로를 확장하기 위한 그 순간이 온 것이다. 바로 다음 파트인 긍지, 즉 용기가 필요한 순간인 것이다. 

     

    긍지:자신의 능력을 믿음으로써 가지는 당당함
    ① 타인의 인정과 치하가 있을 때, ② 다소 어려운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로 이뤄나갈 때, ③ 용기 내어 두려움을 이겨낼 때 

    긍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기 효능감, 자존감'과 같은 개념이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 수없이 강조해도 너무나 중요하다. 긍지를 가지기 위해 단계별로 레벨을 설정하고 하나씩 이뤄나가며 이를 기록으로 가시화하는 것. 어디서 많이 들은 이야기 아닌가? 학습된 무기력을 깨기 위해 작은 성취를 먼저 이루는 것. 처음 읽을 때는 못느꼈는데 두 번째 읽으면서 뼈아대나 체인지그라운드에서 많이 다루는 이야기와 비슷했다.(역시 리스펙ㅌ 일취월장, 완공)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저항하고 그것을 정복하는 것이다."

    누구나 두려움을 느낀다. '망하면 어쩌지?' '지금 가진 것까지 잃게 되면 어쩌지?' 그래서 우리는 두려운 일을 피해 갈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럼 이룰 수 있는 목표도 없고, 변화도 없다. 그냥 평생 지금처럼 사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점점 후퇴하면서. 요즘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을 많이 접하는데, 그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픈 파트였다. 나에게도 아직 두려움을 맞서는 용기가 더 필요하다.  

    이 책의 장점은 클리닉으로 실 사례를 들어 맥락상 어떻게 적용되는 개념인지 잘 설명해준 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긍지 파트에서의 전환점과 이정표의 개념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퇴직을 기념하는 순간은 나에겐 전환점으로 이해되지만 이정표 개념으로 설명하는 식이다. 

     

    교감: 서로 접촉하여 따라 움직이는 느낌
    인간관계를 강화하고 서로 교감하면서 절정의 순간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속한 집단에서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의미를 공유했을 때 결정적 순간을 경험한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는 3년에 한 번씩 전국의 간사들이 모여 '꿈돋음 대회'를 연다. 설립 초기에는 조직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끝장토론을 하며 치열하게 싸웠다고 한다.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의미를 함께 만들어 간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강하게 연결되어 있었겠는가? 조직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약간 그 의미가 덜어지긴 했지만 설립 16주년에 된 근속연수 15년 선배들을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이유는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명감에 대한 이야기도 최근에 선배에게 들은 일화를 떠올리게 했다. 사회적 기업의 급여가 얼마나 되겠는가? 지금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박봉이다. 설립 후 5~6년 되던 때 직원들 상대로 "급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라는 설문조사가 있었는데 만장일치로 "필요 없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까마득한 후배인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깊은 사명감과 교감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명감이 업무 성과로 이어진다는 저자들의 주장에 의문을 표한다. 사실 열정으로 무모하게, 때로는 답답하게 처리되는 업무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순간의 힘'이라는 애매한 제목에서처럼 콕 집어 한 단어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누군가 그 책은 무슨 책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삶 임하는 태도에 대한 책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순간들을 잡고, 나와 주위 관계에 충실하고, 기념적인 결정적 순간들이 더욱 기억하며 살고자 하는 태도 말이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조금씩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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