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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들의 평균 직업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서평 2019. 5. 16. 23:28

     

    공무원들의 평균 직업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매년 지원자 수가 갱신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공무원은 정말 직업인가 보다. 일반 직장인들과 비교해보면 그 직업 만족도는 얼마나 높을까? 2018년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시장조사관 두잇서베이 조사자료에 따르면 직업만족도 최고의 직업은 ‘공무원’으로 60.3%가 자신의 직업에 만족한다고 했고 ‘직장인’은 24.4%만이 직업에 만족한다고 답해 꼴찌를 기록했다.

    그런데 잠깐, 여기서 질문한 직업의 만족도는 어떤 만족도를 말하는 거지? 문득 의문이 든다. 우리는 직업의 만족도를 따질 때 단순히 내가 ‘공무원이다, 자영업자다, 직장인이다’로 판단하지 않는다. 당장 나만 생각해도 함께하는 사람들, 연봉, 소속감, 사명감 등 내 직업이 만족스러운가를 따질때 생각해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도대체 공무원의 60.3%가 말한 직업 만족도는 저 중 어떤 값인가? 저 모든 것들의 평균일까? 하물며 같은 직장, 같은 팀 안에서도 그 만족도가 천차만별인데 직종별은 오죽할까. 

    평균으로 이야기할 때 우리는 엄청난 오류를 범한다. 쉽게 생각해 1, 99의 평균 값 50은 양 두 값의 어느 것에도 근사치라 볼 수 없지 않은가. 설문조사에 답한 수많은 문항의 편차가 얼마이든 간에 내가 직장인 그룹에 속한다는 이유로 직장생활이 규정된다면 얼마나 억울한가. 우리가 평균값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한 건 몇몇 과학자들이 살을 보태서 만들어진 '테일러주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9세기 초 복잡한 사회 현상과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고자 쓰기 시작한 것이 평균값이다. 사회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그럴 만도 했다. 처음에는 그 평균에 속하는 그룹만 정상으로 간주되다가 시간이 흐르며 평균 이상이 되어야 뛰어난 인간으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평균의 개념이 사회에 조금씩 뿌리며 산업혁명과 만나게 된다. 업무 처리를 표준화하고 시스템화하며 이를 관리할 감독을 두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는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테일러주의'는 산업국가에서 가장 지배적인 기업 조직의 원칙이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평균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개념이 교육 현장에 파고들어 공장식 학습교육이 시작된 것이다.

    개개인성을 무시한 테일러리즘을 풍자한 만화

    그 세계관이 사회 깊게 뿌리 박히면서 우리는 모두 평균주의자가 되었다. 모든 것을 평균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성공의 잣대로 두었다. 매년 20만 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리는 공무원도 사람들이 말하는 ‘평균은 가는’ 직업이다. 비교적 안전하고, 평균의 삶을 유지기 좋은 근무환경이라고 알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공무원이 처한 상황이 같을 리 없다.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며 같은 업무라도 사람의 성향에 따라 지옥이 되기도, 천국이 되기도 되는 것이다.

    산업 시대에 평균으로 표준화, 등급화한 시스템은 그 어떤 수단보다 효과적이고 실용적이었다. 사실 사회가 평균주의를 받아들이며 기업은 번창했고, 사회 전반적으로 임금이 인상했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구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개성과 재능, 관심을 무시해야만 했고 우리 모두 다른 사람들처럼 되되 좀 더 뛰어나려고 기를 쓰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사고와 잠재력은 제한된 패턴 안에 가둬져버렸다. 4차 산업을 위한 교육이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정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산업화 시대의 공장식 학교교육부터 버려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코딩 교육을 '의무화'하며 공장식 교육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이런 평균주의가 크게 잘못됐다는 걸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시험 점수, 학위 등 지능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개개인의 재능과 잠재력을 알아차릴 재간이 없다. 졸업한 대학 수준이 그 사람이 일부를 말해준다는 통념은 굉장히 일차원적인 것인 사고인 것이다. 다차원적인 인간의 재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들쭉날쭉의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지능과 재능, 체격처럼 개개인을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은 대부분 다차원적이고 서로 관련성이 낮다. 아래 그래프처럼 어휘력과 블록 짜기 능력은 서로 연관성이 거의 없다. 두 여성의 재능을 판단할 때 IQ 점수에 의존하게 되면 확실히 오판의 소지가 다분하다.

    두 여성의 IQ는 같지만 각자 지능의 강점과 약점이 확연히 다르다. 두 사람의 재능이 같다고 할 수 있는가?

    이렇게 개개인의 패턴과 개성을 알면 안 풀리던 문제도 접근 방법을 달리해 해결할 수 있다. 각자에게 맞는 문제 해결 방법이 다 다르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를 평균주의 관점으로 풀자면 문제를 푸는 방법은 단 하나이고, 그 방법이 우리가 취약한 쪽이라면 우리는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의 기대치를 낮출 수밖에 없다. 또 맥락적으로 개인을 이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상황과 개개인성을 동시에 봐야 한다. 이것이 개인화의 원칙 중 두 번째인 '맥락적 원칙'이다. 어떤 사람의 행동 그대로를 볼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개인. 또 특정 상황에 영향력을 받는 정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개인의 특성과 상황이 상호작용을 통해 표출된다. 전형적인 모범생, 천상 여성의 이미지가 허상이듯, 전형적으로 성공한 기업인, 과학자의 정상적인 경로가 없다. 정상경로, 표준 경로와 그에 도달하는 속도도 없다. 이것이 바로 개개인을 파악하는 세 번째 원칙 '경로의 원칙'이다. 그저 나에게 유용한 길은 어딘가에 꼭 있고, 그곳이 어디고 어느 속도로 가야 할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면. 나에게 잘 맞는 길을 선택하기 위해, 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만한 맥락을 알아야 한다. 나의 들쭉날쭉한 측면과 상황 맥락별 기질을 이해하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독자적 경로를 정할 수 있다. 

    '평균의 종말' 저자 토드 로즈는 평균의 종말을 위해 3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학위 대신 자격증 활성화, 성적 대신 실력 평가, 학생들에게 교육 진로의 결정권 허용이 그것이다.

    직원의 개개인성을 살려 생산성을 높이는 코스트코. 직원 충성도가 굉장히 높다.

    경직된 규정은 경직된 사고를 불러오고 자신의 할 일이 고정되어있다는 일차원적 사고에 빠지기 쉽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재능을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시키는 일만 하게 되는 것이다. 직원 각자가 회사에 기여가 될 만한 자신의 역할을 독자적으로 찾도록 허용하는 것은 '코스트코'의 사례처럼 직원들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경영자가 회사의 목표와 추구하는 가치를 직원들에게 공감시키고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등급 없이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으로 업무를 개선하고, 저마다 다른 학습 속도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대안만으로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의 세계관의 구조가 바뀌고, 사람들이 스스로나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식, 성공의 의미를 규정하는 방식 모두에 개인화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물론 그 시작이 교육과 채용이 될 수 있지만 서로는 맞물려 있고 그 둘은 우리의 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

    또 개인이 자발적으로 개인성을 파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시대에 따라 필요로 하는 재능이 다르고, 뜨는 사업분야가 있다. 아무리 재능에 맞는 일을 찾아 역량을 발휘해도 시장에서 그 사업이 지는 해면 개인도 뜨는 해가 될 수 없다. 이런 심리라면 본인의 개인성을 살짝 포기할 수도 있는 일이다. '평균의 종말' 저자가 제시한 학위 대신 '자격증'을 활성화해 실력을 증명하는 방법도 한계가 있다. 결국은 수요와 공급의 문제이다. 기업에서 자격증을 더 인정해주면 수요가 그쪽으로 쏠리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유기적으로 맡물린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나는 기업에서 시스템을 만들고 대체 가능 인력 구조를 짜는 것은 평균주의자에 빠졌다고 보이지 않는다. 기업을 운영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이며 이는 인력이 들고나가도 업무 편차가 없도록 하는 것이 기업이 해야 하는 인력 관리이기 때문이다.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지원하는 조직 문화는 기업의 혁신을 중요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채용 과정에서 개인화 특성을 살리는 사례가 아직 부족하다. 훌륭한 인재 채용을 위해 학교를 만들고 교육을 시켜 적절한 인재를 발굴하는 방법은 개개인의 잠재력을 파악하기에 제격이지만 이 과정은 거의 도박에 가까울 정도로 위험하며 비용과 시간이 많이 투입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선탁한다면 결국 평균주의자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게 나의 생각이다.(그런 의미에서 멘토링 프로젝트로 인재를 발굴하려는 신박사님 정말 대단한 투자가다.)

    우리가 당장은 바꾸지 못해도 이렇게 잘못된 기준으로 개인을 판단하는 태도가 얼마나 무심한지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약이다. 또 스스로를 평균에 한정 짖지 않고 넓은 가능성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스스로가 정한 관점에서 성공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토드 로즈 저 '평균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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