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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객이 지갑을 여는 곳은 따로 있다서평 2019. 6. 13. 18:34
하루가 멀다 하고 우후죽순 생겨나는 브랜드들, 너도나도 각자의 브랜드를 차별화하며 치열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 사이에서 비슷한 상품들이 한 끗 차이로 그 성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쏟아지는 상품들 사이에서 어떤 상품은 환호하고 열광하지만 또 어떤 상품은 그대로 잊혀진다.어떻게 하면 나의 브랜드에 열광하고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까?
똑똑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알고 전략을 짠다면 그들의 지갑을 여는 일이 조금은 쉬워질 것이다.
1. 팔지말고 경험하게 하라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같은 돈을 쓰더라도 단순히 물건을 구매했을 때보다 경험을 했다고 느낄 때 더욱 행복한 경향을 보인다. 똑같은 스마트폰을 사더라도 그냥 폰과 디자인 철학이 담긴 감성 폰을 경험하는 것 천지차이다. 상품이 아니라 경험과 가치를 구매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왜 그렇게 경험이 중요할까? 경험은 쉽게 그 가치를 비교할 수 없다. 상품을 경험으로서 구매하는 정신적 유연성은 구매자로 하여금 더욱 만족감을 높일 수 있게 한다. 이런 정신적 유연성은 다른 사람들과 어느 정도 유대감도 함께 형성되기 때문에 더 큰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소비자의 사회적 결속감, 이야기할 수 있는 기억할만한 이야깃거리, 자존감이나 목적의식이 고양되는 경험, 단순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기회를 당신의 상품에 불어넣는 것이다.
2. 기다림을 설레게 하라
무엇이든 자주 노출될수록 그 영향력이 더 감소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조금만 새로워도 관심을 보이며 흥분한다. 여기에 약간의 특별함을 더해 한정판, 시즌판매 등 약간만 부족하게 공급하는 것이다.
나이키나 애플에서 신제품이 출시되는 날이면 새벽부터 매장 앞 길게 줄을 서곤한다. 제3자인 나의 눈에는 제품이 결코 저렴하거나 월등한 성능을 자랑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브랜드를 경험하는 것 자체가 스페셜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다.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을 하나의 문화, 체험으로 인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하는 브랜드 매장 앞에 줄을 서는 것 자체가 '같은 부류임을 인증하는 행위'로 함께 줄 선 사람들 사이에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특별한 경험의 한 예로 체인지그라운드에서 진행하는 독서 프로그램 '빡독' 행사를 들 수 있다. 물론 이 행사는 무료이기도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비교적 자주 열림에도 그 행사의 특별함은 남다르다. 매번 중복 지원자를 포함해 2,000여 명이 지원하며 그 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지원자에도 불구하고 빡독 행사는 특성상 한 번에 100여 명만이 그 축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원자의 5%도 안되는 수만 참여하는 이 행사에 내가 참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특별한 기회인가?(매 회마다 달라지는 기념품은 덤이다.) 물론 행사 자체가 매우 의미 있고 즐겁지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한정되어 있다면 더욱 행복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된다.
3. 하찮게 느껴지는 시간을 줄여줘라
'시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실 위에서 말한 줄 서는 시간과는 다르게 사람들은 필요 없는 시간을 줄여주는 제품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사랑하는 브랜드 구매를 위해 줄을 서는 시간은 즐거운 경험의 시간이다.) 놀이기구를 하나를 타는데 한두 시간씩 땡볕에 서있으면서 즐거움이나 유대감을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에버랜드의 레니찬스, 롯데월드의 매직패스럼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길기 늘어지는 시간을 줄여주는 상품들은 연이어 히트를 쳤다.
"이것을 구매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거야!"
귀찮은 일을 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제품에 사람들은 열광한다.(그 시간이 단 몇 초일지라도) 원하는 서비스를 빠르게 찾고, 빨래가 마르는 시간을 줄여주고, 배송시간을 더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이런 것들이 전부 돈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4. 청구서는 나중에 들이밀어라
현명한 소비 생활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대게 현금을 쓰거나 체크카드를 활용한다. 내가 쓴 돈이 다음 달에 청구되는 신용카드를 쓰다간 더욱 과소비를 하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는 돈을 지불할 때 느끼는 '지출의 고통'을 최소화해준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구매는 내 지갑 속 어떤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줘야 할지 고민하는 뿐 돈이 빠져나가는 것에 무감각해진다. 고객들이 좀 더 쉽게 돈을 쓰게하려면 순전히 소비의 쾌감만 느끼게 하고 지출의 고통을 분리해주는 것이 좋다. 또는 비용을 지불하는 순간을 끝내주도록 간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제하는 순간과 절차가 길어질수록 고객들은 이 지출이 정말 합당한 것인지 생각할 시간도 길어진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현재를 과대평가해 다른 모든 것을 작아 보이게 만든다. 조금이라도 고민하게 했다가는 고객이 지갑 여는 순간을 뒤로 미루거나 엄한 곳에서 지갑을 열 수 있다.
5. 다른 사람을 돕고있다고 느끼게 해라
실제 다른 사람을 위해 기부를 하면 신체의 건강을 증진하고 금전적으로 풍족해졌다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단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기부했을 때 말이다. 돕는 대상이 꼭 어려운 사람들일 필요는 없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를 도왔을 때에는 더 충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고객에게 행복한 지출을 하도록 도운 브랜드는 결국 무의식중에 기억에 남고 또 우리를 찾아줄 것이다.
이를 내 브랜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가령 뉴스레터를 활용해보는 것이다.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감사의 메일을 보내며 '기부 상품권'을 보내는 것이다. 국내 저소득층이나 아이들의 교육, 해외 사업 등 상관없이 구매자가 원하는 기부 상품에 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구매자가 기부를 위해 추가적으로 돈을 쓰지 않고도 자신의 선택에 의해 다른 사람을 도왔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타의에 의해 떠밀려 선행을 했더라도 당신의 브랜드에서 행복한 경험을 한 고객들은 다시 당신을 찾을 것이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현명해지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읽지 못한다면 이 치열한 세계에서 결국 고객들의 지갑은 굳게 닫히고 말 것이다. 그들이 행복을 느끼는 소비 패턴을 읽어라. 그리고 당신의 브랜드에 체화시켜라. 고객들의 지갑은 자동적으로 열리게 될 것이다.
이 글은 대교가 후원하는 독서모임 '씽큐베이션 1기'에 참여하며 '당신이 지갑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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