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큐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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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네요. 누가 세 줄 요약 좀서평 2019. 9. 1. 00:11
"아 누가 세 줄 요약 좀" 인터넷에서 간혹 긴 글이 올라오면 댓글로 달리는 말이다.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를 돌려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는 긴 글을 읽을 시간이 없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재미있는 콘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모든 정보를 이해하고 소화하기엔 우린 시간이 모자라다. 화면이 아래에서 위로 넘어가는 찰나의 시간에 독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세 줄 요약이 핵심이다. 요즘은 글이 길면 망한다. '좋은 글인 것 같은데 너무 길어서 못 읽겠어요. 누가 요약 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도 세 줄짜리 짧은 글은 아니지만, 인내심을 발휘해 끝까지 읽어주길 바라며... (마지막에 3줄 요약해놓음) 컴퓨터를 하면서도 핸드폰을 하면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화면을 넘긴다. 타임라인에 펼쳐진 수많은 정보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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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우리가 남이라 생각해서 미안.서평 2019. 8. 12. 13:30
같은 반, 같은 과, 같은 동아리로 한 곳에 묶여있던 시절에는 친구 사귀는 게 어렵지 않았다. 가볍게 말 붙이기도 좋고, 같은 생활권에 공통점도 많아서 쉽게 가까워졌다. 사회에 나오고 나서는 계산할 것도 많고 하루하루 바쁘게 살다 보니 새로운 친구 사귀는 게 더욱 쉽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 사귀기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새삼 내일로 느껴진다. "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잘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아요. 쓸데없는 술자리에 시간을 너무 낭비했어요. 맞출 수 없는 변덕스럽고 복잡한 여러 친구들의 성향과 각기 다른 성격, 이런 걸 다 맞추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걸, 잠을 자거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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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서평 2019. 7. 27. 09:36
"아 진짜 짜증나!!” 일이 잘 안 풀릴때 우린 너무 쉽게 짜증이란 단어를 듣곤 하지만 나는 그 단어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사실 ㅉㅈ이란 단어는 우리 집에서 금지어가 된지 오래인데, 저 단어를 쓰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곤두서면서 기분까지 망쳐버리기 때문이다. “ㅉㅈ난다”는 표현은 참 유용하다. 안 좋은 상황에서는 어떤 감정도 이 말로 모두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사가 딴지를 걸어도, 화장실에 휴지가 없어도, 날씨가 덥고 습해도 모두 저 말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어 안에는 불쾌함, 당혹스러움, 찝찝함, 불안함이 들어있다. 이런 다양한 감정을 ㅉㅈ이라는 신경질적인 단어 하나로 퉁쳐버리면 나머지 단어들은 얼마나 서운하겠는가? 사랑, 짜증, 실망, 행복, 즐거움, 서운함… 우리가 평소에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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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놓고 싶지는 않지만 캠핑은 가고 싶어서평 2019. 7. 13. 09:03
목도 뻐근하고 몸도 여기저기 찌뿌둥하다. 거북목 조심해야 하니 막간 짬을 내 폼롤러로 뭉친 어깨를 풀어준다. 하늘은 맑고 날은 푸르른 이런 날에는 바닷가 앞에 텐트 치고 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 하면서 수평선을 바라보기 딱 좋은데... 하늘 한번 올려다보다가 아직 다 못 채운 오늘 독서 목표량을 위해 다시 책을 잡는다. 나는 산이든 바다든 훌쩍 떠나 즐기는 캠핑을 참 좋아한다. 고요한 산속에서 푸르른 나무들과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앉아있다 보면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참 평온하다. 끝이 없이 펼쳐진 바다에서의 캠핑은 따뜻한 해변가 모래알에 발가락을 묻어놓고 맞는 시원한 바람이 일품이다. 캠핑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찾아보면 근처에 소소하게 다닐 곳이 정말 많다.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와 처음 캠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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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하고 불안해질 때는 한걸음 물러나보세요일상 2019. 7. 8. 14:55
나는 항상 에너지 많은 사람들을 보면 항상 부러웠다. 열정으로 가득해 하고싶은 것은 주저 없이 해버리고 지치지도 않고 또 시도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었다. 글도 쓰고 싶었고,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고 항상 밝은 에너지가 넘치고 싶었다. 하지만 내 발목을 잡는 것이 있었으니 체력이었다. 나는 힘은 세도 체력이 많이 약했다. 창창하던 대학생 때 대상포진을 앓을 만큼 체력이 좋지 않아 쉽게 지치곤 했다. 남들보다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쉬어줘야 남들 하는 만큼을 겨우 따라갔다. 당연히 회사 다니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어서 좀비처럼 걸어 다니곤 했다. 좌석버스에 1시간 이상씩 서서 서울을 오가는 경기도민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취침 시간이 보통 11시에서 12시,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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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직장에서 더 행복하게 일하는 법서평 2019. 7. 7. 22:04
정말이지 취업만 하면 행복할 줄 알았다. '돈도 벌고 인정도 받고 나도 사람 구실하면서 살 수 있겠지’ 싶었는데 요즘 같아서는 정말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나랑 동갑인 옆 팀 동료는 성과 잘 나온다고 칭찬도 받던데 하루 걸러 반복되는 야근해도 나는 인정도 못 받고. 피곤한 몸 이끌고 머리 쥐어짜내며 열심히 쓴 보고서는 맨날 퇴짜맞기 일수이다. 대학교 동기들은 벌써 과장이다 팀장이다 나날이 승승장구하고 고등학교 친구들은 복지, 월급 빵빵한 대기업 다니며 정말 폼 나게 사는 것 같다. 기분 전환 겸 들어간 SNS에서는 다들 해외여행 나간 사진뿐인데 나는 이번 여름휴가도 나는 방콕이나 할 것 같다. 나도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왜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할까? 아냐, 그래도 여기서 조금만 더 고생하면, 연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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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 우리 엄마. 나는 그 품을 떠나왔다서평 2019. 6. 27. 00:26
여느 때처럼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었다.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던 나에게 다가와 엄마는 내 얼굴을 슥- 한번 쓰다듬고는 미소 지으며 내 두 손을 꼭 잡았다. 그러고는 ‘안녕 미선아’라고 말한 뒤 조금씩, 아주 천천히 멀어졌다. 그렇게 멀어지는 엄마를 보면서 따라가지도 못하고 나는 대성통곡하며 가지 말라고 엉엉 울었다. “엄마... 가지 마!” 그렇게 한참을 울고 있는데 옆에서 남편이 나를 깨웠다. 꿈이었다. 한밤중에 잘 자다 말고 꺼이꺼이 숨넘어가듯 울고 있는 날 보고 깜짝 놀라서 깨운 것이었다. 신혼 생활을 시작한 지 한달 정도 지났을 때였는데 결혼으로 생에 처음 독립한 일이 나에게는 엄마를 떠나오는 과정이었나 보다. 2년 전 꾼 꿈이라 앞뒤는 잘 생각나지 않지만 엄마가 나에게서 멀어지던 그 순간의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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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에 새겨진 내 삶의 의미서평 2019. 6. 20. 18:32
생각이 과하게 많은 나는 종종 현자 타임이 오곤 한다. 인생무상, 다 덧없어 보이는데 그럴 때면 나는 철학자가 되어 "우리가 살고 있는 목적은 무엇일까? 인간은 왜 존재할까?"라는 무의미해 보이는 질문들을 한다. 불교에서 인생은 일종의 '고통의 바다'라며 삶은 고통이라고 했다. 인간은 왜 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나에게 종교는 없지만 삶이 고통이라는 말이 정말 큰 공감이 간다. 살아가며 행복과, 즐거움, 고양의 순간도 많지만 굳이 그 순간들을 위해 이렇게 괴로운 인고의 시간을 살아내야 하는 것일까?(물론 나는 내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나른하게 누워 멍 때리는 치코(우리 집 고양이)를 보며 ‘치코는 뭘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라는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나는 무교지만 기독교에서는 ..